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☞ 이 포스트는 2019년 4월 13일에 쓴 글을 재업로드하였습니다.

 

'기본소득'을 주제로 다룬 시사IN 제468호와 한겨레21 제1212호 표지

 

기본소득 (필자 주|基本所得: unconditional basic income, Citizen's Income, basic income guarantee, universal basic income, universal demogrant)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체(정치공동체)가 모든 구성원 개개인에게 아무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소득입니다.

기본소득은 세 가지 점에서 기존 생활보장제도와 다릅니다. 첫째, 기본소득은 보편적 보장소득입니다. 즉 국가 또는 지방자치체(정치공동체)가 모든 구성원들에게 지급하는 소득입니다. 둘째, 무조건적 보장소득입니다. 즉 자산 심사나 노동 요구 없이 지급하는 소득입니다. 셋째, 개별적 보장소득입니다. 즉 가구 단위가 아니라 구성원 개개인에게 직접 지급하는 소득입니다. 
▶출처: 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(BIKN)

 

기본소득제도가 대한민국에서 실현된다면 우리사회는 어떻게 달라질까?

① 인간의 기본생존권을 보장한다.
어느 시민단체의 주장에 따르면 한국사회에서 기본소득제도를 지금 당장 실행한다면 한 사람 당 30만원 정도의 기본소득이 현실적으로 가능하다고 한다.

만약 나에게 매달 30만원의 기본소득이 주어진다면 정말 많은 삶의 변화를 기대할 수 있다. 아니, 5만원만 생겨도 삶에 큰 보탬이 될 수 있다.

가령, 라면을 산다고 치자. 보통 라면의 시중가격이 아주 저렴하거나 비싼 것을 제외하면 5개들이 한 팩(PACK)에 3,000~4,000원 하니까 3~4만원이면 50개의 라면을 살 수 있다.

먹을 것이 전혀 없는 상황에서도 하루에 한 번 이상 라면으로 허기를 달래며 한 달을 버틸 수 있다. 굶어죽는 일과 같은 극단적인 비극에까지 이르지는 않는다. 단돈 5만원으로 최소한의 생존권을 보장하는 셈이 된다.

② 인간의 사회관계를 확장한다.
기본소득으로 돈이 생기면 자연스럽게 사회활동이 늘어나고 사회와 접촉면이 넓어진다. 가정의 테두리를 넘어선 새로운 사회적 경험과 다양한 인간관계 형성의 기회가 주어진다.

나 같은 경우, 기본소득을 휴대폰이나 인터넷 요금으로 사용할 수 있다. 오랜만에 친구들을 만나는 자리에 나가서 그들과 사는 얘기, 세상 돌아가는 얘기를 나누며 회포를 풀 수도 있고 공공도서관에서 책을 빌려오다가 카페에 들러 차 한 잔 마시는 여유를 즐길 수도 있다. 머리를 깎으려고 동네 미용실에 갈 수도 있고 집안에 못 고치고 내버려뒀던 생활소품을 새로 사려고 시내 대형마트로 외출할 수도 있다. 아니면 평소 갖고 싶었던 물건을 온라인으로 주문할 수도 있다. 하다못해 돈이 없어 자주 못가던 동네마트를 몇 번 더 다녀올 수도 있다.

이렇게 집밖을 나서서 버스를 타고 거리를 오가며 사람들과 부대끼는 경험을 통해 지치고 무기력해진 삶의 태도를 환기할 수 있다. 

③ 자유·평등·연대의 사회가 가능해진다.
기본소득을 최저생계수준으로 보장할 수 있다면 사회가 근본적으로 바뀔 수 있다.

몇 가지를 상상해 보자.

i) 모든 사회구성원의 기본생존권이 절대적으로 보장되면 생계에 목이 매여 어쩔 수 없이 불의에 타협하거나 굴욕적 복종을 강요받지 않아도 된다. 힘센 자·가진 자의 비리, 갑질횡포, 조직의 불공정하고 불합리한 질서에 저항할 수 있는 힘이 생긴다.

ii) 사회의 갈등을 줄이고 조정하는 힘이 커질 수 있다. 예를 들어 정부의 공익사업과 개인의 재산권이 충돌하는 문제나 노사정(勞使政)같은 사회적 대타협기구에서 다루는 난제들도 사회가 개인의 최저생계를 기본적으로 보장하면 첨예한 대립보다는 양보와 타협의 가능성이 커지고 원만한 해결을 도모하게 될 것이다.

iii) 사회구성원의 건강 수준이 높아질 것이다. 건강을 위협하면서까지 장시간 강도 높은 노동에 매달리지 않아도 되고 병원에 갈 돈이 없다는 이유로 병을 악화시키는 일도 사라진다. 또 사회구성원들이 건강관리에 신경쓰게 되면 공공의료보험의 재정부담도 크게 줄어들 것이다.

iv) 사회의 문화와 가치관이 바뀔 것이다. 사회 모든 구성원의 기본적인 생존권이 보장되면 돈과 물질이 아닌 사람의 인격과 됨됨이를 중시하는 사회가 될 것이다. 정의로운 사람, 덕 있는 사람, 타인의 삶에 공감하고 의리를 지킬 줄 아는 사람이 존중받고 대접받는 사회가 될 것이다.

v) 집단지성의 힘이 발휘되는 민주주의 사회를 꿈꿀 수 있다. 노동에 얽매이는 시간이 줄어들면 개인의 삶과 사회에 대해 주체적으로 깊이 생각할 수 있는 여유가 생길 것이다. 인생에 대한 통찰과 사회적 시선이 깊어지면 정치권력·언론·학계의 권위가 만들어내는 정치 프레임과 논리에 휘둘리지 않는 비판적 사고가 가능해질 것이다. 그리고 사회구성원 각자의 자유로운 창의성과 생각들이 강력한 집단지성으로 고양될 때 자유·평등·연대의 민주사회가 도래할 것이다.

 

【출처】 pixabay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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